2008년 11월 23일
정훈 2008 여행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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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월요일

 도시를 걸어 다니다가 큰 계단이 있는 멋스러운 건물이 있었다. 계단 곳곳에서는 거지들이 앉아있었다.


 이제 다시 가려는데 어떤 밝은 파란색 민소매를 입은 사람이 말을 건다. 나는 테오가 그 계단에 앉아있었던 것을 봤었기 때문에 그도 다른 거지들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별 호응 없이 물어보는 말에 대답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점점 이야기를 할수록 테오는 언어의 역사나 한국에 대해서 꽤 알고 있었다. 나는 점점 그와의 대화에서 흥미를 느꼈다.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은 그리스 이고 자기는 프랑스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 지중해에 대해 말해 주었다. 그가 전달해주는 내용에서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중해에선 오직 스노클과 안경만 있으면 물 속에서 몇 시간이고 있을 수 있다고. 지중해 바다가 바로 앞으로 보이는 곳에서 사는 것은 환상적이라고. 어렸을 때는 축구팀이었는데 사고로 축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게 되었고 지금은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축구를 더 이상 못하는 것이 슬프지 않았냐는 나의 질문에 그는 아쉬움은 없단다. 자기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리고 그가 말하길 자기의 철학은 일어나는 운명에 크게 저항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가 말한 단어-my philosophy-가 인상 깊었다. 자기가 믿는 나름의 생활방식으로 세상을 살고 소통하는 사람을 보니 좋았다. 그는 환경과 자신을 즐기는 사람으로 보였다. 길 위에서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데, 그는 그의 태도와 같게, "우리가 혹시 한번 더 만날 수 있게 된다면 만나겠죠" 했다. 나는 조금은 독특했지만 정감있었던 테오와의 대화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BRUXELLES, BELGIUM         

왼쪽 중간에 청바지와 파란 민소매를 입은 사람이 테오.
자크 구텐베르그 성당 앞
 
 
 
 
 
by 두들리 | 2008/11/23 23:12 | 직접가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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