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5일
정훈 2008 여행일기 #16

7 4일 금요일

 

 비가 오늘 올 것 같다는 예상을 깨고, 비는 이미 많이 오고 있었다. 약간의 걱정이 들었고 나는 다시 방으로 올라가 우비를 챙겨들었다. 어린 시절 멀리 등산을 갔을 때 우비를 입어보고는 처음이다. 우비를 오랜만에 입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곤 자전거를 타야하나 두고 가야하나 갈등이 왔다. 밖을 보니 이미 이 큰 비에 모자 없이, 우산 없이, 방수자켓 없이 비를 맞아가며 자전거로 갈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비가 내리는 날 자전거를 타는 상상에 재미있어졌고, 자전거를 몰고 나갔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아직도 낫지 않은 무릎의 큰 상처였다. 아무리 비가 안 들어가게 끔 했다 하더라도 내리는 비는 너무 무지막지했다. 호스텔 현관에 자전거 앞바퀴를 걸친채로 있다가, 바로 페달을 밟았다. 실제로 비는 보이는 것 보다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앞도 잘 보이지 않고 차들은 흥분한 것 같아 보였고 입은 우비는 계속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지금 헤쳐나가고 있다'는 나름의 탐험놀이에 신이났었다. 길은 미끄러웠다. 비가 많이 오는 날 자전거 타는 것이 처음이었던 나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가는 도중에 비를 피할 만한 곳에서 잠시 쉬었다. 상황도 상황이라 휴식이라고는 할 수는 없고, 잠깐 계단에 앉아있음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는데 '만만치 않은데'. 추운 빗속에서 비를 쫄딱 맞은 생쥐꼴을 하고 있을 나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다시 가는 길에 나는 미끌어졌다. 순간 무릎은 사수해야한다는 순간적인 의무감에 재빨리 나는 꽤 안정적이게 착지를 했지만, 자전거는 정신없는 꼴로 쓰러져있었다. 긴 수난 끝에 걸어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다른 자전거들 옆에 주차를 시켜놓고 걸었다. 걷는데 기분이 좋았다. 우비를 입어 재미있는 꼴로 거친 비 속을 빠르게 걷는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일이었다.

 베를린 장벽 기념관을 찾았다. 역시 만족스러운 관람을 했다. 베를린의 역사관을 방문할 때 마다 느꼈던 것이지만 그들은 그들의 과거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보여줄는 정리를 정말 잘 해 놓았다. 집착스러울 만치의 글들과 많은 사진들, 긴 영상자료를 통해 베를린 사람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물과 사진자료를 통해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생각이 진하게 가슴 속에 밀려들었다. 재빠르게 탈출하려다 철조망 때문에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사람들, 베를린 장벽을 두고 고개를 높여 넘어의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 광장에서, 길거리에서 목을 매달아 사형을 당하고 그대로 방치된 사람들, 정부에 반발했다가 삭발을 당하는 여성 등. 너무 가슴 아픈 일들이 나에게<평화>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 생각한 것은, TV속에서 껄렁껄렁하게 피스Peace라는 글자를 쉽게 들먹거리며 남용하는 탓에, 진정으로 가슴 깊이 평화에 대해 느껴 볼 틈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어떤 평화를 가슴에 담아두고 피스피스peace peace 메아리치는지 의심이 갔다.


 
박물관 앞으로는 작은 현대식의 교회가 있다. 그 자리에는 원래 다른 역사 있는 교회가 있었지만 베를린 장벽의 사건으로 파괴가 되었고 그 옛 교회를 기리기 위해 만든 현대식 교회였다. 그 건물은 소박한 느낌의 교회였다. 외부는 나무를 사용했는데,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인 타원을 만들며 수직으로 길게 내린 구조였다. 내부는 단아한 느낌이었고 흙으로 만들어졌다. 안에는 옛 교회에서 사용했던 십자가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고, 그것과 몇 개의 의자들이 놓여져 있었다. 벽에는 어느 것으로도 장식되어있지 않았고 천장도 그랬다. 역시 한편에는 그 건축물에 대한 설명과 의의를 빼곡히 양면으로 적어논 설명이 있었다.


 교회에서 나오면, 그 장소site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플랫폼이 설치되어있었다. 놀랐던 점은 당선된 한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4등까지의 프로젝트, 4개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을 보고 역사에 대해 현시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러 시각을 존중하는 베를린을 느낄 수 있었다.

 

 이집트 박물관에서 네페르티티Nefertiti의 두상을 보았다. 교과서에서 보았던 것 보다 아주 훨씬 아름답고 도도하고 온화했다. 아주 아주 고급의 색종이로 단순하게 붙여진 것 같은 세련된 느낌이었다.

BERLIN,GERMANY

 

 

 

베를린에 설치되어있는 우리의 모습.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도시의 일부인 베를린 장벽berlin 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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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들리 | 2008/11/25 20:12 | 직접가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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