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정훈 2008 여행일기 #18

7 6일 일요일

 

 프리마켓Flea market. 오전 일찍 박물관 앞 잔디에서 시간을 즐겼다. 샌드위치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놓고는 한 숨 잤나 보다. 일요일에 맞추어 슬슬 프리마켓들이 시작된다. 잔디 위를 즐기고 나는 프리마켓 구경에 나섰다. 크고 작은 문고리들, 그림들, 창문 장식품들, 유리 컵들, 은 컵들, 티 케이스,들 사진들, 편지가 이미 써진 엽서들, 각가지의 인형들, 치과 의료기기들, 망원경들, 카메라들 등등등이 한 곳에 쌓였다. 무엇을 찾으러 온다기 보다, 와서 찾아가는 것이 프리마켓의 매력이지 않을까. 그 중 매직아이 책이 있었다. 알아볼 수 없는 혼란한 사진 속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눈의 착시로 다른 공간을 본다. 책에 얼굴을 묻고 나타나는 공간을 한창 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은, 내 눈이 나빠지고 있을까 아닐까. 책을 그리 가까이 보니 눈이 나빠질 것도 같지만, 한편으로 그 속에 공간을 보니,, 그렇지 않을 것도 같았다. 그러면서 예전에 빈선생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이 났다. 유리 창을 사이에 두고, 넘어 풍경을 바라볼 때, 눈 바로 앞에 둔 창 때문에 눈은 나빠질까, 아니면 창문을 통과해서 멀리 풍경을 보는 것이니 눈은 나빠지지 않는다? 계속 다투고는 서로가 인정하는 결론은 내지 못했었던 질문이었다.

 한참을 그 책으로 놀다가 다른 시장엘 갔다. 자전거로 돌아다닐 때 이점은 도시의 길 구조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과 그걸 바탕으로 아무 곳이나 갈 수 있다는 것. 그 곳은 주변부터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주차된 자전거만 봤을 때도 그 프리마켓의 규모와 재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전등들, 스텐드들, 자전거들, 자전거 용품들, 오토바이, 공구들, 핸드백들, 옷들, 장난감들, 수영용품들 등 엄청나게 여러 가지의 중고 물품들이 쌓여있었다. 나는 한국에서도 프리마켓을 가 본 적이 없어서 이런 곳의 분위기를 몰랐는데, 신기할 만큼 많은 것을 파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스테판Stephane 아저씨와 같은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발견했다. 검은테에 옆면은 형광색인 걸로 스테판 아저씨가 쓰셨을 때 멋있으셔서 나도 갖고 싶었던 것을 이곳 프리마켓에서 발견한 것이다!

 적극적인 여자, 무심한 여자, 게이 같은 젊은이, 잡담에 한창인 사람, 히피를 동경하는 듯한 사람, 친절한 사람 등 파는 물건만큼 모인 사람도 다양했다.


 나는 유럽의 소비문화가 좋다. 그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옷은 일일이 다 입어보고, 음악CD는 일일이 틀어보고, 고려하면서 신중히 구매한다. 한국에서는 물건을 꼼꼼히 보려고 시간을 끌거나 옷을 많이 입어봤다면 분명 상인의 떨떠름한 눈초리를 당하기 십상이지 않은가. 시장은 물건들은 맨 흙 위에 놓아져 있고, 옷들은 뒹구는 데도 자기 몸 사리는 생각 없이 직접 입어본다. 한번 들렸었던 CD가게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진열된 모든CDSelf-record로 들어볼 수 있다. 나는 처음에 뜯어진 CD만 허용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포장지가 뜯기지 않은 CD도 들어보기 위해 그 자리에서 뜯더라. 이러므로, 더 신중하게 CD를 살 수 있다. 그리고 다음에 그 CD를 구매하는 사람도 이미 뜯겨진 CD를 별 불쾌감 없이 상황을 이해하고 구입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새 것을 너무 좋아한다. 나의 것은 처음 사용되어야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 역시 CD를 살 때 포장지가 잘 싸인, 새 것을 찾는다. 결국 새 것만을 원하는 욕심이, 상품이 소모될 수 있으니 만지지 마시오로 만들고, 우리는 잘 모르는 물건을 사게 되지 않았는가. 물건을 단순 구매하는 것 보다, 물건과 그 물건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의 애정까지 함께 얻는다면, 그것은 분명 크게 정다운 일이다 

 
저번에 만난 김호열씨와의 식사 이후, 새콤 달콤한 음식을 종종 사먹는다. 베를린 전통 음식은 소시지와 감자라 하여, 이들을 조금 더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에 소시지와 감자를 사먹는다. 버스터미널로 되돌아가는 길에, 봐 두었던 간이매점엘 들렸다. 감자프렌치 프라이와 소시지, 맥주를 골랐다. 프렌치 프라이는 치토스 맛이 나는 소스와, 소시지엔 케찹이 덮힌, 시원한 Green apple Becks 맥주를 끔찍하게 즐겼다. 버스 탑승 시간에 맞추어 자리를 떴다.
 
BUS TO GO ANTWERPEN, BELG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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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들리 | 2008/11/29 04:52 | 직접가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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