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목요일
영화관을 또 갔다. 어제 밤에 영화를 보고 숙소에 가서 샤워를 하고 드러누워있었던 시간이 너무 좋았어서.. 오늘 본 영화 Underground!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전혀 파악할 수 없었으나 그 영화는 정말 괴짜영화였다. 중간중간의 몇몇 장면은 아주 좋았다. 전쟁이 나서 동물원이 난리가 난 상황, 호랑이가 바보가 되고, 말을 더듬는 바보가 종탑에서 내려오는 밧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자살하는 장면, 나탈리아와 마르코가 죽어서 십자가를 돌때, 바다 속에서 모두가 만날 때, 그들의 캐릭터가 뒤바뀌어 있을 때, 말을 잘 못했던 바보가 유창하게 이야기를 설명하는 부분 등.
이 곳은 우리나라 스폰지 하우스 같은 느낌의 영화관이지만, 그곳 보다 훨씬 여리다. 티켓 부스는 영화 상영실 안에 있고 스넥도 그곳에서 직접 판다. 즉, 영화관람을 위한 모든 시설들이 영화 상영실-검은 한 방 안에 모두 있다. 표를 파는 그 아저씨는 필름도 직접 거신다. 나는 이 영화관의 분위기가 새롭다. 영화상영관 뒷문이 밖에서 영화관 안으로 입장하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옆에 티켓을 끊는 테이블이 있다. 티켓은 단색 종이에 귀엽게 인쇄된 글자들이 있는, 두 손가락 정도 크기의 종이이다. 표를 끊는 테이블에서 같이 와인, 맥주, 스넥 등을 팔고 사람들은 사서 마신다.
영화 시작 전 광고를 한다. 스크린을 가리는 누런 커튼이 어렵게 징징거리며 열리면서 광고는 시작된다. 상품이나 회사 광고가 아닌 오직 다른 영화를 소개하는 광고이다. 그리곤 다시 징징거리며 커튼은 닫히고 3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는다. 사람들은 동네 영화관을 아주 편하게 즐기는 분위기이다. 다시 커튼은 열리고 영화는 바로 시작된다.
놀랐던 건 영화가 (어제랑 오늘 영화 모두) 더빙된 영화라는 것이었다. 상영 스케줄표에 더빙인지 아니면 자막인지의 표시가 없는걸 보니 독일어로 더빙이 아주 당연한 일인가 보았다. 친구가 얘기하길 미국인들은 자기나라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자막으로 보는 것을 아주 거슬려 한다고 한다. 나 역시 자막이 있는 영화를 볼 때면 자막을 읽느라 영화 장면을 보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해도 우리 사람들은 보통 더빙된 영화보다는 자막으로 된 영화를 선호한다. 나의 경우, 더빙된 영화를 보면 성우들의 목소리가 너무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기 때문이었으나, 다시 생각해 보면 자막영화를 단지 습관적으로 선호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자기네 언어로 더빙이 된 영화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들은 쉽게 생각하길 더빙은 아이들용, 어른들은 자막영화를 본다. 자막영화는 출현 배우의 음성을 듣는다는 장점이, 더빙은 자막을 읽는 동안 연기 장면에 눈을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각각 나름으로 있다. 영화를 관람하는 작은 행동에서 문화의 차이를 느꼈고, 이들의 차이가 다른 부분에서에 문화, 사고의 차이로 이어지겠지.
LEIPZIG, 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