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목요일
도시보단 바다. 사실은 오늘 유로라인 패스를 끊고 이탈리아나 스페인으로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끈으러 가니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다음주부터 갈 수 있다고. 그래서 어디라도 좋으니 오늘 갈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 하니 없단다. 결국 수색 끝에 일요일에 몽펠리에Montpellier에서 네덜란드로 가는 것을 찾아 내었다. 이왕 도시 쪽으로 나간 김에 도시 구경을 할 생각이었다. 그 동안 바다에 있었으니.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도시에 재미가 없었다. 역시 보이는 것은 옷 상점들과 지저분한 분위기뿐으로 느껴졌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오늘도 바다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는,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혼자 놀기 아주 재미있다. 바다 속에서 내 몸을 굴리고 뒤집는다. 도시에서 돌아다니면 배도 고프다. 오히려 몸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양은 바다에서 노는 것이 훨씬 많을 텐데 말이다. 그만큼 지저분한 도시에 있으면 그것과 동화 되지 못해 잡생각이 끼는 것일 것이다.
결국엔 오늘 바다에서 놀지 못했다. 배고픈 배를 채우고 숙소에 들어오니 5시가 조금 넘었다. 오늘은 구름이 많이 껴서 날씨가 쌀쌀하고 춥다.
두 달이 채워져 가니 한 달이 채워져 갔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갑자기 들었다. 15일 동안 여기 프랑스 남부에 있으니 이젠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든다. (그러나 일요일까지 몽펠리에에 있어야 하다니!) 그래도 바닷가여서 좋다-다행이다. 수영이나 맘껏하며 시간을 지내야지.
일정을 미리미리 계획해 놓지 않고 벼락치기로 다니니 마음대로 안될 때가 많다. 하지만 만약 일정을 정해 둔다면-혹 그 곳에서 더 많게, 더 적게 머물고 싶어질땐? 그 자연스러운 마음을 접고 떠밀려 가야 하지 않는가. 그래도 어차피 3달 일정으로 길게 잡은 것이니, 이동편 스케줄로 인해 마음대로 이동이 안되더라도 재미로 삼을 것이다.
오늘 군것질을 많이 했다. 점심은 과일로 하고 저녁때 접시 음식을 먹으려 했으나 오늘은 식당이 일찍 문을 닫아, 마트에서 케익 한 조각과 아이스크림과 초코바를 더 먹었다. 모조리 단 것으로. 내 안에서는 지금 뭔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 오늘은 피곤하다. 일기를 쓰고, 아빠,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이빨만 닦고 일찍 자려한다.
MARSELLE, FRANCE
숙소 창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