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11일
정훈 2008 여행일기 #61

8 18일 월요일

 점심쯤 나는 전화를 한 통을 하려 했다. 그러나 국가번호들이 적힌 종이를 숙소에 놓아두고 온 것이다. 나는 길가는 몇몇에게 물어 보았으나 사람들은 몰랐다. 주위 우체국에 들어가 물어보아도 몰랐다. 내가 왜 그렇게 꼭 전화를 했어야 했는지 자세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무슨 정보를 물어보기 위해서 반드시 통화를 했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계속 프랑스 국가번호를 기억해 내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가 우체국에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쓰는 한 사람에게(하는 일을 방해해서 미안한 말투로) 여기 국가 번호를 물어보았다. 그 사람도 역시 몰랐으나 나서서 물어봐 주고 찾으며 결국 알아내 주었다. 나는 너무 고맙다고 했다. 그 사람은 가고 나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몽뻴리에Montpellier를 떠나기 전, 나는 전 날 뚱뚱이 로비와 마른 중국인과 졸리와 한창 놀았던 장소로 다시 가 보았다. 그런데 역시 전 날과 다름 없이 몇몇이 모여 체스판을 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들은 특별날 약속 없이 이렇게 모이나 보다. 다가가 마른 중국인과 로비에게 나는 떠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다시 오겠다고. 그런데 이게 누군가! 오전에 우체국에서 만난 그 남자가 거기서 체스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지고 다닌 전통피리 같은 악기이다. 나는 그와 다시 아는 척을 하고 무리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떠났다. 그 동네, 그 풍경, 계속될 그들의 일상사가 내 마음에 푸근했다.
BUS TO GO MADRID, SPAIN
 
 
 
 
 

by 두들리 | 2009/05/11 23:24 | 직접가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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