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목요일
말라가Malaga 도심에 오자마자 생각하길 ‘장난이 아닌데’. 길거리에선 온통 꽃을 귀에, 머리에 달고 길거리 상점이나 마차에선 플라맹고Flamenco 꽃과 옷, 부채, 모자, 귀걸이, 목걸이 등등을 주렁주렁 매달아 놨다. 게다가 길거리 중간중간에선 음악과 춤과 “홀라~!” 하는 소리로, 그야말로 “가득”했다. 나는 어서어서 그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어깨에 짊어진 가방을 놓아두는 것이 우선이다. 그라나다Granada 호스텔에서 인터넷이 공짜였는데 그 덕택에 말라가Malaga 숙박 정보를 검색해와서 가이드북에 나온 호스텔 보다 더 싼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나와있는 설명대로 길을 찾아 3시쯤이 되어 짐을 놓아두고 나왔다. (나오기 전 너무 배가 고파서 가방 속에 들고 다니던 전자레인지 데우기 밥을 처치했다.)(당연 맛은 없었지만 좋았고, 지고 다니던 짐 하나를 덜어서 좋았다.)
길을 나와선 길 이곳 저곳에서 모여있는 춤, 노래 무리들을 아주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나도 그 무리에 합세해 리듬을 즐겼다. 여행 중 사람들이 하도 나보고 너무 탔다고 해서 모자를 하나 기회가 되면 장만해야지 했던 것을 이번이 장만할 기회라 생각했다. 열 걸음에 하나 꼴로 나오는 마차장사에게서 2유로를 주고 모자를 하나 구입하였다. 길을 따라 동네 밑으로 많이 내려가니 그곳에서도 역시 축제이다. (마침 이 기간은 말라가 페스티벌 기간이었다.)
어느 큰 천막으로 들어가니 천장을 가득 매운 데코레이션들과 광란의 춤판-플라맹고-이다. 나는 입구에서 맥주 한잔을 시킬 티켓을 구입하곤, 시원한 맥주와 새로 산 모자로 기분을 낸 채 그들 속으로 들어갔다. 나도 춤추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 분위기를 금방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여기가 바로 그 안달루시아인들이 사는 말라가 아닌가. 눈길과 춤길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보통 짝을 지어, 혹은 무리 속에서 추는 집시 춤-플라맹고를 나도 만나는 사람들과 눈빛으로 인사하고 그들의 춤을 눈 앞에서 따라 했다. 유쾌한 할머니들과, 얼룩소 기념품을 아끼는 청년들과, 젊은 남자 친구들과-모두와 그 분위기 속에서 춤을 추었다. 한번은 춤을 추다 앞에 하늘색 청년이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이미 맥주 한잔을 다 비운 나에게 맥주티켓이 없었는데도 맥주 한잔을 윙크와 함께 따라주시던 일하던 아저씨도 인상에 남는다. 그리곤 한 재미있는 젊은 무리들과 계속해서 춤을 췄다. 너무 신나고 깰깰거린 시간이었다. 춤을 추면서 내가 “스페인”에 있다는 것을 더 실감 할 수 있었고,’역시, 스페인 사람들’이라고 생각되었다. 이것이 내가 스페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큰 이유이다. 광적인 사람들.
노래가 끝나고 우린 밖으로 나갔다. 그제서야 서로를 소개하곤 내가 혼자 여행 왔다 하니 컴온 컴온 하며 같이 가잔다. 그들은 ‘똘레로Toledo’에서 놀러온 나와 같은 또래 여자5쯤의 무리이다. 그리고 그들은 예쁘게 생겼다. 춤 천막 안에서 같이 춤추었던 남자친구들 무리와도 계속 함께하게 되었다. 즉, 똘레로 친구들5, 한국1, 말라가 남자 친구들..5? 정도가 함께했다. 전에도 안달루시아인들은 서로에게 익살 맞고 친근하단 소린 들었지만, 정말 그랬다. 분무기로 길가던 사람에게 물을 뿌리고 그걸 또 뺏고, 서로 툭툭 치고, 웃고, 장난치면 거리를 걷는다.
우리는 어느 골목 바와 클럽에 들어가 시간을 보낸 뒤 헤어졌다. 똘레로 친구들 중 나를 가장 챙겨준’시실리’가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리고 말라가 친구들도 여행자인 나에게 계속 같이 동네를 구경 할 것을 제안해 준 것도 고맙다. 덕분에, 말라가 골목 구석구석과 바, 클럽, 그리고 무엇보다 천막에서 너무너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 그 친구들에게 고맙다. 숙소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생각한 것은 “스페인”이었다. (그리고 춤 천막 끝나고 길거리를 다니다 다시 만난 하늘색 청년은 나의 춤이 자기 마음에 들어갔다는 제스쳐을 해 주었다-그렇게 표현해준 그 친구도 인상에 남는다.)
스페인은 못말려
MALAGA, SPAIN
일반 사람들 대부분이 전통춤을 출 줄 알았다 .
음악이 있으면 어느때곤 함께 같은 춤동작을 나누며 즐길 수 있는 이들이 좋아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