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8일
정훈 2008 여행일기 #67

824일 일요일


 리스본Lisbon으로 간다. 사실 포르투갈에 대한 일정은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그라나다Granada에서 만난 강현씨가 포르투갈에 리스본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강현씨와 얘기를 많이 안 해봤다면 그 사람이 추천하는 리스본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겠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되었다.  나의 유로라인 패스로는 그곳을 갈 수 없었다. 유로 라인패스는 그곳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지 간 것이다. 오랜만에 밤 버스이다. 밤 버스를 탄 다음날 아침이나 그 밤중에는 사실 불쾌하다 싶을 만큼 찌뿌둥하다. 눌러 담은 옷가지 때문에 쾡한 냄새도 난다. 하지만 하루치 숙소 값을 아낄 수 있다는 점과 이동을 밤에 하면서 나름대로 여행자의 피곤함에 값을 친다면, 밤 이동은 나름 또 신선하다.


 
세빌라Sevilla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밤 버스는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이유는 춥고 목이 꺽일 듯 아파, 자다가 밤 3시쯤 눈이 떠졌는데 하늘에 별이 별자리이다. 별이 많은 건 물론이고 각각의 크고 작은 별들은 서로를 향해 줄을 치고 있었다. 별들이 별자리인 것만 같은 생각에서 내 눈이 별들 사이에 선을 치는 것인지, 실제로 선이 있는지 의심이  가는 일이지만 책을 통해 본 별자리(별들이 모양을 이뤄 선으로 연결된)가 하늘에 가득했다.

BUS TO GO LISBON


  


그 전날 세비야에서 만난 친구의 축구얘기를 하자면-
 

나는 밤12시쯤에 버스를 타고 리스본으로 간다. 축구는 그 전에 한다. 돈 없는 여행자--는 그 축구 경기를 꼭 보고 싶은데 마땅히 볼 곳이 없었다. 터미널 앞 맥주집들에 가서 말했다. 여행 중에 만난 이곳 친구가 오늘 하는 축구 경기에 나오는데 그 친구 경기하는 것을 꼭 보고 싶다고. 근데 그 많은 술집들에 모두 티비가 없었다. 티비가 있는 술집들을 찾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인 학생도 만났다. 그분이 여기 줄지어 있는 술집들 중 티비있는 곳이 분명 있을 거라고 했다. 결국엔 찾았다. 그 술집에서 축구 경기를 봤다. 여행자가 술집에 들어간 이유가 술을 먹으려고가 아니라, 축구를 보려고 간 것이 재미있었는지 그곳에서 일하는 분은 나에게 맥주를 공짜로 주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나오지 않았다. 경기를 뛰지 못한 건가 아님 축구팀 자체가 아니었을까.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너무 바보같은 일이다.


어쨌든 나는 뜬금없게 스페인 축구경기를 구걸하여 보고 맥주 한잔을 얻어먹게 된 조금은 신기한 날이었다
.
 
 
 
 
 

by 두들리 | 2009/06/18 11:04 | 직접가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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