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화요일
미유끼와 하루 온종일. 미유끼와 리스보아 첫째 날 둘째 날 모두 같이 보냈다. 아침 밥도 같이 먹고 점심도 같이 먹고 저녁도 같이 먹고 밤에 와인과 칩도 같이 먹었다. 첫째 날(25일) 호스텔 1층에서 만나 내가 바다로 갈 거라는 것에 미유끼도 바다를 가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같이 간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아침이 푸짐한 덕분에 우린 아침 메뉴중 시리얼과 토스트만 먹고, 같이 나오는 빵과 햄, 치즈는 샌드위치로 만들어 점심에 먹는다. 저녁에도 들어오기 전 마트에서 빵과 과일, 통조림을 사서 먹는다. 우린 서로 한국말, 일본말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한국말, 일본말, 영어가 서로의 입에서 섞여가며 튀어나온다.
어제 미유끼가 자기가 묵는 방 창문 넘어에 베란다 같은 곳이 있다 했다. 거기서 다른 친구들이 술을 마시며 논다고. 그래서 우리도 오늘 밤은 그곳에서 놀기로 했다. 집 들어가기 전에 마트에서 과일과 샌드위치거리들을 사고 와인과 칩을 가장 싼 것으로 골랐다. 몇 푼 안 하는 돈이었지만 우린 각자의 과일을 먼저 계산하고, 와인과 칩 영수증은 따로 만들었는데 2유로였다. 밖을 즐길 술과 안주로 서로 1유로씩을 계산하곤 우린 대 만족에 꽉 차 있었다. 나오면서도 우린 1유로로 밤을 즐기게 됐다며 서로에게 만족스런 감정을 몇번이고 말했다.
호스텔에 도착해선 왕모레바람 바다를 갔다 온 덕에 샤워를 하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왕모레바람 때문에 온 몸과 머리에 모레가 붙은 꼴로 마트를 다녀왔다.) 샤워를 하고 만난 미유끼는 퍽 귀여웠다. 동그란 흰 얼굴에 작은 키의 미유끼는 역시 하얀 얼굴과 목에 수건을 두르고 추리닝 차림을 해 편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우린 바에서 일단 저녁을 먹고 미유끼 방 창문을 타고 넘어가 야외 옥상에 앉아 술을 먹기로 했다.
와인을 따려는데 미유끼가 어떤 봉으로 와인 코르크를 눌러 병 속으로 집어 넣어 따자고 한다. 나는 사실 세균이 장난이 아닐 텐데 하며 말렸다가, “경험으로”라고 하며 의심 반으로 동의했다. 일단 그런 식으로 따면 속에 와인이 어느 정도 들어있기 때문에 마개가 곧바로 들어가지 않는다. 때문에 마개를 일단 병 속에 밀어 넣으면 와인을 거의 수직까지 거꾸로 들어 목을 젖혀 웬만큼 마셔야 한다. 이걸 알려준 폴란드 친구들은 이걸 Big drink라며 미유끼에게 권했지만 미유끼는 나에게 그 차례를 넘겼다. 그리고 나는 Big drink!
우리는 옆으로 보이는 쉐라톤 호텔의 모두 켜진 방의 불을 의심하며 한 모금 두 모금 마시기 시작했다. 사실 지나 생각하는데, 그때 무슨 얘길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분명한건 역시 서로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면서, (아! 요리 만드는 법을 미유끼에게 배웠다. 특히 까르보나라!) 술을 먹을 때 흔히 부르는 노래 등을 소개시켜 주었다. 아, 맞다. 재밌었던 기억은 요리법을 배웠을 때였다. cc등 요리용 치수를 모르는 나에게 우린 행동으로, 리듬으로 그 양을 전달했다. 칙칙 칙칙 칙칙 칙 하며 한참을 그런 리듬으로 논 것 같다. 결국 마지막 리스본 호스텔 밤을 옥상에서 잘 지내고, 우린 낄낄대며, 마신 와인 덕분에 살짝 취해서는 그 방 다른 친구들과 늘어지는 소리를 잠깐 하곤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아주 잘 잔 밤이었다.
LISBON, PORTUGAL
미유끼와 숙소 들어가는 길 항상 들렸던 마트
미유끼와 먹은 세비야에서 두개 산 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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