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수요일
낮에 오리엔떼 역에 있는 엑스포 현장엘 다녀왔다. 나에게 ‘엑스포’란 미래를 기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장 인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미래’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해 온, 그리고 표출된 형상들을 좋아해서 엑스포 현장엔 꼭 가려고 마음먹었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건물들과 풍경들은 사람들이 ‘미래’라 부를만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보통과는 다른 지붕, 매끈히 뻗은 건물, 초단순한 모양 혹은 뒤틀린 모양 등. 그 중 전체 엑스포를 분수들이 가로로 잇고 있었다. 그것이 특히 인상깊었다. 분수는 삼각뿔 형태로 공원의 끝과 끝을 잇는데,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진 분수의 색은 난색에서 한색으로 점점 바뀐다. 신기했던 점은 그 분수 장치가 ‘파도’의 움직임을 응용하고 있었다. 바다의 파도를 보면서 저번에 생각한 것이 있다. 바다 아주 멀리선 움직임을 못 느낄 정도로 고요한데 해변가에선 그 모습이 부산스럽다. 파도. 바로 물의 성질이 파괴되는 순간의 흐트러짐이 ‘파도’일 것이라 생각했다. 성질이 파괴되는 순간.
오늘 미유끼와 함께 마드리드Madrid로 떠난다. 내가 버스표를 끊는 참에 미유끼도 자신의 버스표를 나와 같은 지역에서 타는 것으로 바꾸었다. 리스본에는 버스 터미널이 북쪽, 남쪽 2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같은 남쪽 버스 터미널로 가서 각자가 티켓팅을 하니, 미유끼는 4번, 나는 3번 터미널이다. 우린 같은 출발 시간이었지만 각자 다른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로 향한다. 나는 속으로 우리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먼저 버스에 탄 미유끼를 찾아 창문 넘어에서 작별인사를 하는데, 인사하는 내내 미유끼는 뭔가를 말한다.
밤버스 이동이었다. 버스에서 낯선 사람이 살이 닿는 바로 옆 자리에 타는 것을 보고는 미유끼가 더 그리웠다.
그런데 우린 행운이게도 중간 휴게소에서 다시 만났다. 미유끼와 나는 휴게소 의자에서 수다를 떨고 어떤 ‘누구’에 대해 소근거렸다. 그는 바로 리스본 호스텔에서 자주 마주친 남자애였다. 확실히 기억하는 것이, 매일 아침 먹을 때 마다 보았던 동양 남자아이이다. 우리는 당시에도 그를 두고 그가 일본인 아니면 중국인일 것이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바로 우리의 관심이자 미스터리였던 그가 우리와 같이 마드리드로 가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의 짧은 휴게소 만남과, 다시 각자의 버스에 올랐다.
마드리드 터미널에 도착 한 후 나는 미유끼의 버스를 찾을 수 없었다. 이미 도착하고 출발하는 많은 버스들이 정차되어 있었다. 나는 배낭을 챙기고 아쉬운 마음으로, 또 쓸쓸해진 마음으로 터미널을 나오는 길이었다. 그렇게 긴 길을 걷다가 그 길이 끝날 때 쯤, 앉아있는 미유끼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옆엔 그 남자아이도 있었다. 나는 너무 반가웠다. 미유끼와 그 ‘이케다’는 나를 기다려 준 것이었다. 마드리드에서 우리는 결국 ‘셋’이 되었다.
BUS TO GO MADRID
리스본Lisbon의 뒷골목?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