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목요일
셋. 결국 우리는 셋이 되었다. 나, 미유끼, 이케다. 특별히 정해놓은 호스텔이 없었던 나는 이케다를 따라가기로 했고, 다시 밤 버스를 타고 세비아로 가는 미유키도, 일단 짐은 터미널에 맡겨 놓고, 함께 이케다가 예약을 해 놓은 호스텔로 갔다. 깔끔하고 시설이 좋은 호스텔이었다. 인터넷도 무료. 우리 셋은 감탄을 하곤, 나는 다행히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린 뜨거운 낮을 돌아다녔다. 부실했던 아침(특히 이케다는 토마토 하나와 작은 배 하나만 먹었던)과 부실했던 점심(미술관 주위에는 밥 비가 모두 비쌌던 탓에)매우 배고프고 지쳐 있었다 (밤은 버스에서 새우잠으로 지낸 탓에). 우린 일찍이 5시쯤 마트에서 까르보나라 재료들을 샀다. 멋진 주방을 갖춘 호스텔에서 우리가 만드는, 양 많고, 뜨겁고, 싼값에 즐겁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까르보나라! 우린 미유끼를 주방장으로 한 체 요리를 시작했다. 사진도 찍으며 까르보나라를 성공적으로 만들었고, 5인분이 들어있는 한 팩을 모두 넣고 우리가 요리한 것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여행하면서 음식 중 제일 그리운 것은 종류를 불문하고 “따뜻한 음식”이다.) 그리고 아까 마트에서 함께 산 맥주로 이야기를 떠들어 댔는데, 다시 시작된 한국어, 일본어 가르쳐주기. 이케다에게 “저는 일본인입니다”, ”당신은 한국인 입니까?” 를 가르쳐 주었는데, 이미 술이 들어간, 목소리가 커진 이케다의 발음은 아주 웃겼다. 그는 자꾸 “습니다”를 “스무니다”로, “아닙니다”를 “아니무니다”로 발음했다.
미유끼와 이케다
맥주와 함께하는 이야기 끝에 검은 얼굴의 이케다는 옆에서 먼저 졸았고, 미유끼는 밤 10시 10분쯤 해서 터미널로 출발하였다. 미유끼가 밤에 혼자 가는 길이 많이 마음에 쓰였다. 그 기분을 너무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MADRID, SPAIN